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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앨리스 달튼 브라운, 빛이 머무는 자리 전시 관람 후기 (마이아트뮤지엄)

by 젤라임 2021. 11. 2.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전시 중인 앨리스 달튼 브라운, 빛이 머무는 자리 전시를 보고 온 후 쓰는 관람 후기이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 전시는 전시를 시작하는 7월에 티켓을 샀었었다. 처음 커뮤니티에서 본 작품을 보고 매료되어 이건 무조건 가야 해 하고 티켓을 구매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밀리고 밀려 연장 기간에 다녀온 것이다. 사실 프로모션이 너무 많아 살짝 식었었는데, 안 갔으면 후회했을 그런 전시였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 작가의 전시는 찾아다녀야 생각할 정도로 너무 만족했던 전시였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 빛이 머무는 자리

전시 기간 : 2021년 7월 24일(토) ~ 11월 7일(일)

관람 시간 : 10:00 ~ 20:00

장소 : 마이아트뮤지엄

 

 

앨리스 달튼 브라운 작가는 뉴욕을 중심으로 사실주의 기법에 가까운 세밀화 작업을 해온 작가라고 한다. 그녀의 그림은 대부분 빛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빛이 반사되는 자연의 모습과 사물에 생긴 그림자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작품에 남겼다. 시간이 지나면서 작가는 친구의 집에서 우연히 접한 커튼에 흔들리는 바람에 매료되고 그 이후부터는 그녀의 시그니처인 커튼이 있는 풍경을 그리게 된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직접 커튼을 가지고 다니며 바람과 빛을 관찰했고, 나중에는 다른 풍경과 결합하여 작가가 원하는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고 한다. 

 

작품을 보며 작가가 얼마나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걸 작품에 옮겼는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림이지만 사진 같은 작품들이었다. 같은 공간에서도 빛의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와 색을 그대로 표현해냈다. 작품을 보고 있자니 작가의 시선에서 작품을 그린 장소에서 어떤 모습을 보았는지 같은 장면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작품이 자연이 많아서 그런지 평화로운 느낌 었다. 이것이야 말고 진정한 힐링이구나.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좋았던 점은 작가가 어디서 어떤 생각으로 작품을 그렸는지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작가가 어디서 어떤 작품을 그렸는지 지도에 표시되어 있었고, 구역마다 어느 곳에서 어떻게 작품을 그렸는지 작가가 어떤 생각으로 이런 작품을 그리게 되었는지 설명도 잘 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작가의 스토리가 작품을 관람하는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설명이 돼있었지 않았을까 싶은데 덕분에 작가의 의도를 좀 더 쉽게 알 수 있었고, 더 깊이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앨리스-달튼-브라운-작품-설렘
앨리스 달튼 브라운 - 설렘
앨리스-달튼-브라운-작품-정적인-순간
앨리스 달튼 브라운 - 정적인 순간
앨리스-달튼-브라운-작품-차오르는-빛
앨리스 달튼 브라운 - 차오르는 빛

 

 

앨리스 달튼 브라운 전시는 사진 촬영이 불가했는데, 사진기 표시가 되어 있는 작품은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사진 촬영이 안되다 보니 좀 더 작품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진 촬영이 가능한 세 개의 작품은 <정적인 순간>, <셀렘>, <차오르는 빛>이라는 작품으로 이번 마이아트뮤지엄 전시를 위해 앨리스 달튼 작가가 최근에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이 작품들은 처음 구상했던 습작들도 함께 공개되었다. 

 

<정적인 순간>은 이타카의 카유가 호수를 배경으로 베란다에서 호수를 바라보는 풍경을 담았다고 한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황혼에 물든 날'과 같은 구도에서 그린 작품인데 전작에서는 금빛으로 비치는 햇빛을 표현했다면 이번 '정적인 순간'은 맑은 빛과 커튼이 반투명하게 비치는 장면으로 새롭게 창조했다고 한다. 원래는 나무가 있었지만, 나무는 어울리지 않는 거 같아 삭제했다고..

 

<설렘>의 작품의 나무는 사실 다른 나무였다고 한다. 습작을 그리며 작품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어울릴만한 나무를 관찰했고, 어울리는 나뭇잎을 찾아 새롭게 나무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작품의 원래 제목인 Expectation은 '기대감'과 '예상'이란 의미가 있지만, 작가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대감'에 공감하여 설렘이라는 제목이 탄생하였다고 한다. 

 

<차오르는 빛>은 앨리스 작가가 20년간 그려온 여름 바람 시리즈의 세계관이 극대화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작가는 펄럭이는 커튼과 부서지는 파도를 포착하여 그린 작품들 중에서도 이 작품은 좀 더 생동감 있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차오르는 빛의 원제는 'Lifting Light'. 조약돌과 만나 부서지는 파도와 수면 위의 빛이 평화로우면서도 생동감 있는 작품이었다. 

 

 

전시를 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전시였지만, 그래서 그런지 더 기억에 남는 전시였다. 우연한 계기로 앨리스 달튼 브라운 작가를 알게 된 게 행운이었고, 작가의 작품들을 더 많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전시를 하나씩 보며 나의 미술 취향도 알아가는 거겠지. 힐링이라는 단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이 전시는 정말 힐링이라는 단어를 마구마구 쓰고 싶을 정도로 좋았던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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