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31일에 다녀온 이이남 작가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다' 전시 후기입니다.
원래는 그랬다. 원래는 다른 전시를 가기 위해 약속을 잡아놨더랬다.
그런데 전시를 가기 이틀 전 남준이가 트위터에 사진을 올려줬다. 다른 전시들은 끝나서 못 가는 전시들이었는데 마침 아직 하고 있는 전시가 있었다. 그래서 바로 스케줄 변경. 그중 한 전시가 바로 사비나미술관에서 하고 있는 이이남 작가의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다' 전시이다.
이이남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다.
전시기간 : 2021.06.16 ~ 2021.09.08(연장)
운영시간 : 매일 10:00 ~ 18:00(5시 입장마감) / 월요일 휴관
입장료 : 성인 7,000원 / 청소년 5,000원
장소 : 사비나미술관
주소 : 서울 은평구 진관동 161-10
주차 : 가능
문의 : 02-736-4371
사비나미술관은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다.(사실 대부분 처음 들어보는 곳이긴 하다.) 더군다나 기차역과는 꽤나 먼 거리기도 했다. 그래도 이번 전시는 꼭 보고 싶은 마음에 조금 무리해서라도 움직여보았다.
네이버 예약으로 미리 예약을 한 후 방문한 사비나 미술관. 얼핏 보면 교회건물 같기도 하고 미술관답게 감각적인 모습을 한 사비나미술관의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귀여운 푯말을 따라 들어간 사비나미술관 입구 앞엔 파란색 조형물(?)이 전시 안내를 해주고 있었다. 미리 예약한 표를 받고 나서 만나 1층 카페에서 함께 간 언니를 만나 차 한잔 마시고 관람을 시작했다. (너무 배가 고팠음)
이이남 작가는 제 2의 백남준으로 불리는 미디어 아티스트라고 한다. 옛 명화들을 미디어아트를 통해 현재적으로 재해석해 익숙한 이미지를 다르게 보게 하고, 새로운 흥미를 유발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번 사비나미술관에서 하는 이이남 작가의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다 전시는 작가 자신의 본질을 찾아가고자 하는 자아 탐구에서 시작되어 무분별한 데이터 속에서 자신과 연결관 데이터들을 수집하여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나라는 뿌리를 찾아가는 작품들이라고. 서울대학교 생명과학 연구소와 협력으로 작가의 DNA 정보를 추출해 본인의 DNA의 염기서열 정보를 고전회화와 결합한 다양한 영상설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한다.
작품들에 작은 점들이 사라지며 그림을 만들어내곤 했는데 그게 작가의 DNA 정보라니 새삼 또 재밌는 작품을 보고 왔구나 싶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첫 번째 작품. <시(詩)가 된 폭포>. 시가 된 폭포는 문자 언어를 통해 인간이 문명을 발전시키고 이어온 역시랄 6.8m 높이의 폭포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폭포의 사운드를 더 해 좀 더 현실적인 느낌을 주었고 이 사운드가 전시를 관람하는 내내 함께 하고 있었다.
그다음으로 보이는 <분열하는 인류>. 화살이 꽂힌체 글자가 분열하는 영상 뒤편에는 거울로 되어있었는데 이게 무언가 묘한 느낌을 주었다.
그다음 작품은 <DNA 산수>. 전면 거울과 이에서 이탈한 거울의 파편이 서로 마주하도록 설치해 마주할 수 없는 해와 달과의 관계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DNA가 휘날리는 영상 가운데 거울이 설치되어있었고 그 반대편엔 전면 거울과 분열하는 산수도가 달처럼 보이고 있었다. 전면 거울을 통해서도 달을 보고 영상 가운데에 거울을 통해서도 달을 보고.. 현대미술 속 그 뜻을 이해하긴 쉽지 않았지만 작품 자체만으로도 무언가 감동을 주는게 있는 거 같다.
다음은 이 전시를 오게 만들게 한 작품. <반전된 빛> 작품이다. 남준이가 트위터에 올려준 작품이다. 그림자로 보아야 제대로 된 글자를 볼 수 있는 작품인데 바닥의 그림자는 작가의 DNA 서열이 자글자글 움직이고 그림자는 빛의 방향 따라 움직였다.
3층으로 올라가 처음 만난 작품은 <인간, 자연, 순환, 가족>이란 작품이다. 선명한 색채와 우주의 별처럼 움직이는 작은 점들에 빠져 한동안 멍하니 바라봤던 작품이다. 작가의 DNA 염기 서열들이 작은 점처럼 보였고 작은 점들이 모여들며 산수화를 만들어냈다 이내 다시 흩어지며 사라졌다. 인간이 자연에서 태어나 가족을 이루고 순환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했는데 이 작품은 어떤 의미인지 크게 와닿았던 거 같다. 너무나도 아름답고 마음에 들었던, 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작품이다.
다음은 <반전된 산수> 작품이다. 특이하게 수조가 있었는데 이 수조를 통해 반전된 산수화 영상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을 통해 실상과 허상의 경계를 연결하며 대상의 본질에 대한 시각적 탐구를 보여주고 했다고.
그리고 바닥에 있던 작품은 이름을 모르겠다. 바닥에 있는 책 위로 수많은 문자 그림자가 떨어지는 듯이 휘날리고 있었는데 가끔 빛을 가리듯 커다란 문자가 내려와 한 번씩 위를 바라보게 했던 작품이었다. 알면서도 신기한 작품.
그리고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던 <뿌리들의 일어섬> 작품. 처음엔 이건 무엇을 의미하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작가 자신과 가족들의 DNA를 분석해 만든 작품이라고. 작가는 자신의 존재를 가족, 그리고 수많은 가족 단위로 형성된 인류 전체를 연결한다. 작품은 공동체와 인류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 자아의 뿌리와 근본을 찾으며 전시의 여정을 완성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밖에 산수화를 재해석한 영상 작품들도 있었는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드는 작품들이었다.
처음 오기전엔 몇 장의 사진만 보고 재밌겠다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보니 재미도 재미 었지만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품들이었다.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한 건진 모르겠지만 나 나름대로 느낀 게 있다면 그것 또한 의미 있는 시간이 아닐까. 기간이 많이 남았을 때 알고 봤더라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을 해줬을 텐데 너무 늦게 알아 아쉽고 그래도 늦게나마 알게 되어 다행이다 싶었다.
그리고 사비나 미술관은 작지만 너무 예뻤다. 미술관에 사람이 너무 많으면 아무래도 집중하기도 쉽지 않고 다 보기도 전에 이동해야해서 조용한 미술관을 선호하는 편인데 사비나 미술관은 조용하고 사람이 많지 않아 작품에 집중할 수 있었다. 다음에 좋은 전시가 있다면 다시 방문해보고 싶다.
좋은 전시를 알게 해준 남준이에게 한 번 더 고마움을 느끼며 이상 사비나 미술관 이이남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다' 전시 후기를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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